조직문화 · 2026.09.01

부서 간 협업이 되는 조직 만들기: 사일로 해체 교육 프로그램 추천

"협업 부서가 너무 비협조적이라, 하고 싶어도 못하고 있어요." 씩데이터 IX 워룸을 시작하기 전 회사 안에서 가장 자주 듣는 말입니다. 대표는 이 말을 여러 부서에서 동시에 듣습니다. 마케팅은 영업이 비협조적이라 하고, 영업은 개발이 비협조적이라 하고, 개발은 기획이 비협조적이라 합니다. 모두가 남 탓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저는 이 말을 각 부서가 자기 지표 안에서 합리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신호로 읽습니다.

저는 앞서 부서 간 사일로가 "협업하세요"라는 말로는 깨지지 않는 이유를 구조 관점에서 정리한 적이 있습니다. 이 글은 그다음 질문에 답하는 글입니다. 그래서 부서 간 협업이 되는 조직은 어떻게 만드는가. 대표들이 실제로 시도하는 방법을 하나씩 놓고 무엇이 되고 무엇이 안 되는지 비교한 뒤, 협업이 되는 조직의 공통점과 그것을 만드는 프로그램의 조건을 적었습니다.

부서 이기주의는 왜 생기나요?

부서 이기주의는 사람의 성향이 아니라 부서별로 다른 지표를 주고 조정할 자리를 만들지 않은 설계의 결과입니다. 마케팅은 유입으로, 영업은 이번 분기 매출로, 운영은 비용으로, 개발은 일정과 안정성으로 평가받습니다. 각 부서장이 자기 지표를 지키려는 것은 이기주의가 아니라 회사가 시킨 일을 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 지표들이 충돌할 때입니다. 마케팅이 유입을 늘리려 프로모션을 걸면 운영의 비용이 오르고, 영업이 이번 분기 매출을 당기려 고객 요구를 받으면 개발 일정이 밀립니다. 이 충돌을 조정하는 자리가 회사 안에 없으면 충돌은 감정으로 번역됩니다. "저 부서는 비협조적"이라는 말은 대부분 여기서 나옵니다.

인류학자로서 덧붙이면, 사람은 자기가 속한 집단의 언어와 규범을 빠르게 내면화합니다. 같은 회사 안에서도 마케팅과 개발은 서로 다른 언어를 쓰고, 서로 다른 것을 성공이라 부릅니다. 이 차이는 자연스러운 것이고, 없앨 수도 없습니다. 협업이 되는 조직은 이 차이를 없앤 조직이 아니라 차이를 가로질러 판단하는 사람과 자리를 가진 조직입니다.

조직개편을 하면 협업이 되나요?

조직개편은 보고 라인을 바꾸지만 지표를 바꾸지 않기 때문에, 대개 같은 충돌이 새 조직도 안에서 반복됩니다. 협업이 안 된다고 느낀 대표가 가장 먼저 꺼내는 카드가 조직개편입니다. 부서를 합치거나, 사업부제로 바꾸거나, 협업을 담당할 조정 조직을 신설합니다.

조직개편이 효과를 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두 부서가 하는 일이 실제로 하나인데 역사적인 이유로 나뉘어 있었다면 합치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협업 문제의 대부분은 이런 경우가 아닙니다. 마케팅과 개발을 한 조직으로 묶어도 마케터는 여전히 유입을 보고 개발자는 여전히 일정을 봅니다. 상자를 옮겼을 뿐 상자 안의 사람이 평가받는 방식은 그대로입니다.

조정 조직을 신설하는 방식은 또 다른 문제를 낳습니다. 조정 담당자는 권한 없이 설득만 해야 하는 자리가 되기 쉽고, 몇 달 뒤에는 그 조직이 새로운 사일로가 됩니다. 개편 전에 먼저 물어야 할 것은 "어떤 상자로 바꿀까"가 아니라 "여러 부서가 함께 풀어야 하는 회사 단위의 문제가 무엇인가"입니다.

워크숍이나 팀빌딩 프로그램으로는 안 되나요?

워크숍과 팀빌딩은 분위기를 열어 주지만 각자 자리로 돌아간 뒤의 지표를 바꾸지 못하기 때문에 효과가 2주를 넘기 어렵습니다. 회사 워크숍, 팀빌딩 프로그램, 전사 단합 행사는 협업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반복되는 처방입니다. 참가자들은 즐거워하고 만족도는 높게 나옵니다.

저는 워크숍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다른 부서 사람의 얼굴과 이름을 아는 것 자체가 협업의 출발점이 됩니다. 문제는 워크숍이 협업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점을 잊는 데 있습니다. 하루짜리 행사에서 생긴 좋은 감정은 월요일에 다시 마주한 지표 충돌 앞에서 빠르게 사라집니다. 이 사이클을 몇 번 반복한 조직에서는 워크숍 자체가 냉소의 대상이 됩니다.

신뢰는 선언이나 행사로 만들어지지 않고 시간의 함수에 가깝습니다. 같은 사람들이 여러 달에 걸쳐 실제 문제를 함께 붙들어야 "저 부서가 안 해 주는 것"이 "저 부서는 그 지표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는 것"으로 바뀝니다. 이 전환이 일어나야 협업이 시작됩니다.

공동 KPI를 주면 협업이 되나요?

공동 KPI는 방향을 맞추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함께 결정하는 자리와 결정을 실행으로 옮기는 통로가 없으면 책임 분산으로 끝납니다. 부서 이기주의의 원인이 지표 충돌이라면 지표를 하나로 합치면 되지 않느냐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OKR을 도입하거나 전사 공동 목표를 세우는 회사가 많은 이유입니다.

공동 목표는 필요조건입니다. 하지만 목표를 같이 준다고 해서 그 목표를 누가 어떻게 달성할지 함께 정하는 자리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공동 KPI 아래에서도 각 부서는 자기 방식으로 움직이고, 목표가 미달되면 서로를 가리킵니다. 모두의 책임은 아무의 책임도 아닌 것이 됩니다.

지표를 바꾸는 것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여러 부서가 한 테이블에 앉아 하나의 문제를 정의하고, 가설을 세우고, 결정하고, 그 결정이 실제로 실행되는 경험을 한 바퀴 돌려 보는 것입니다. 이 경험이 있어야 공동 KPI가 종이 위의 숫자가 아니라 실제 행동으로 이어집니다.

협업 툴을 바꾸면 달라지나요?

협업 툴은 이미 협업하려는 사람들의 속도를 높여 주지만, 협업할 이유가 없는 사람들을 협업하게 만들지는 못합니다. 메신저, 프로젝트 관리 도구, 문서 공유 시스템을 바꾸는 것은 비용이 적고 눈에 보이는 변화가 빨라서 자주 선택됩니다.

툴이 바뀌면 정보의 흐름은 확실히 좋아집니다. 다만 정보가 흐른다고 판단이 함께 내려지는 것은 아닙니다. 옆 부서의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어도, 그 상황에 대해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결정할 자리와 권한이 없으면 툴은 알림만 늘립니다. 툴은 협업의 결과를 담는 그릇이지 협업을 만드는 원인이 아닙니다.

부서 간 협업이 되는 조직의 공통점은 무엇인가요?

협업이 되는 조직에는 회사 단위의 실제 문제, 여러 달에 걸쳐 반복해서 같이 앉는 시간, 논의가 결정과 실행으로 이어지는 통로, 그리고 부서 경계를 가로질러 판단하는 사람이 함께 있습니다. 앞의 세 가지는 사일로 글에서 다뤘으니, 여기서는 네 번째를 이야기하겠습니다.

저는 부서, 전문 분야, 인문과 공학을 가로질러 사고하는 사람을 경계인이라 부릅니다. 사회학자 로버트 파크가 1928년에 두 문화 사이에 서서 양쪽을 다 볼 수 있게 된 사람을 가리켜 쓴 말입니다. 협업이 되는 조직에는 이런 사람이 몇 명 있습니다. 마케팅 출신인데 개발의 언어를 알아듣거나, 데이터를 다루면서 고객을 직접 만나 본 사람입니다. 이 사람들이 회의에서 "마케팅은 이래서 그런 거고, 개발은 저래서 그런 건데, 그러면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라고 말할 때 대화의 성격이 바뀝니다.

경계인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경계를 넘어 본 경험으로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그 경험은 다른 부서 사람들과 실제 문제를 같이 푸는 자리에서만 쌓입니다. 협업이 되는 조직을 만든다는 것은 결국 이 경험을 회사 안에 의도적으로 설계하는 일입니다. 링크드인의 2025년 기업 학습 보고서에서 경력 개발에 성과를 내는 회사의 45퍼센트가 부서 횡단 프로젝트를 육성 수단으로 쓴다고 짚은 것도 같은 방향입니다.

협업 조직을 만드는 교육 프로그램, 무엇을 비교해야 하나요?

협업을 목표로 하는 프로그램은 참가자가 돌아간 뒤 부서 경계를 넘어 판단할 수 있게 됐는지, 그리고 그 판단이 실제 결정으로 이어진 경험을 했는지로 비교해야 합니다. 앞에서 본 방법들을 이 기준으로 놓으면 아래와 같습니다.

구분조직개편워크숍·팀빌딩공동 KPI·협업 툴씩데이터 IX 워룸
바꾸는 것보고 라인분위기목표와 정보 흐름함께 결정하는 경험
기간1회성1~2일도입 후 방치되기 쉬움6개월, 7단계, 누적 30시간
참여 구성조직도전 직원전 부서4개 부서 각 2명, 8명 CFT
실제 과제없음없음목표만 있음회사가 풀지 못한 문제 1개
끝난 뒤 남는 것새 조직도사진대시보드실행 결과, 경계인 8명, 협업 경험, 분석 자산

이 표가 다른 방법을 하지 말라는 뜻은 아닙니다. 조직개편이 필요한 회사도 있고, 툴이 너무 낡아 정보가 흐르지 않는 회사도 있습니다. 다만 협업이 안 되는 원인이 지표 충돌과 조정 자리의 부재라면, 그 원인을 직접 다루는 방법이 하나는 있어야 합니다.

씩데이터 IX 워룸에서 4개 부서 8명은 6개월 동안 무엇을 하나요?

씩데이터 IX 워룸은 마케팅, 기획, 운영, 개발이나 데이터 부서에서 각 2명씩 8명을 하나의 크로스펑셔널팀으로 묶어, 회사가 실제로 풀지 못한 문제 하나를 6개월 동안 함께 정의하고 검증하고 실행하게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저와 노성산 코치가 6개월간 회사 안으로 들어가 이 팀과 함께 뜁니다. 저희가 8명, 4개 부서라는 규모를 고집하는 이유는 한 부서의 힘만으로는 깨지지 않던 사일로가 4개 부서가 한 테이블에 앉는 순간부터 깨지기 시작하는 것을 여러 번 봤기 때문입니다.

킥오프에서 팀은 풀고 싶은 문제 목록을 만듭니다. 이때 부서별 과제를 가져오면 저희가 돌려보냅니다. 어느 한 부서 힘으로는 풀 수 없는 회사 단위의 문제여야 모일 이유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Inside Sprint에서 문제를 정의하고 1차 가설을 세우고, Outside Sprint에서 고객을 직접 심층 인터뷰하고 외부 데이터를 분석해 2차 가설로 다듬습니다. 마케팅 담당자가 개발자와 함께 고객을 만나고, 개발자가 마케터와 함께 소셜 데이터를 읽는 것이 이 단계에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Pilot Plan에서 실행 계획을 짜고 Deck Review를 거쳐 CEO Showcase에서 대표에게 직접 보고합니다. 대표가 승인하면 실행에 들어가고, 3개월 뒤 Retrospective에서 실제 결과를 함께 돌아봅니다. 논의가 결정으로, 결정이 실행으로, 실행이 회고로 이어지는 통로가 프로그램 안에 처음부터 설계되어 있습니다. 참가자가 자기 시간을 쓸 이유가 여기서 생깁니다.

여기에 경쟁하지 않는 다른 산업 두 회사가 같은 워룸에 들어옵니다. 다른 산업 16명이 우리 회사 문제를 보면 우리가 못 본 각도가 보이고, "우리 업계에서는 안 되던데요"라는 고정관념이 다른 회사 사례 앞에서 무너집니다. 프로그램이 끝나면 타 산업 동료 16명의 네트워크가 남습니다.

씩데이터 IX 워룸에 참여했던 한 기획 팀장은 가장 어려웠던 것이 오히려 초반이었다고 했습니다. 각자 맡은 업무도, 문제를 보는 시각도 달랐기 때문입니다. 다섯 달 동안 서른일곱 명의 고객을 함께 만나고 나니 과제가 자기들 것이 됐다고 했습니다. 저는 이것이 협업이 되는 조직이 만들어지는 실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가자 인터뷰 전문에 그 이야기가 있습니다.

비용은 기업당 3,500만원(VAT 별도), 회사당 최대 8명입니다. 1인당 6개월 전체 약 437만원, 시간당 약 14.5만원입니다. 전 직원 워크숍 한 번의 비용과 비교하기보다는, 그 워크숍을 몇 년째 반복하면서 협업이 달라졌는지와 비교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프로그램 구성은 씩데이터 IX 워룸 소개 페이지에 있습니다.

정리

부서 이기주의는 성향이 아니라 지표 충돌과 조정 자리의 부재에서 생깁니다. 조직개편은 상자를 옮기고, 워크숍은 분위기를 열고, 공동 KPI와 협업 툴은 방향과 정보를 맞추지만, 어느 것도 여러 부서가 실제 문제를 함께 결정하고 실행하는 경험을 만들지는 못합니다. 부서 간 협업이 되는 조직에는 그 경험을 통과한 사람, 즉 경계를 가로질러 판단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협업 조직을 만드는 프로그램은 그 사람을 회사 안에 만들어 내는지로 골라야 합니다.

경계인이 어떤 사람인지는 AI 시대 인재상은 어떻게 바뀌었나에서, 협업을 막는 구조를 어떻게 진단하는지는 조직문화 진단 다음에 해야 하는 일에서 이어서 다룹니다.

자주 묻는 질문

협업이 안 되는 부서 두 곳만 먼저 묶어서 시작해도 되나요?

두 부서만 묶으면 양쪽의 이해관계가 정면으로 부딪히고 중재할 제3의 시각이 없어 대치로 흐르기 쉽습니다. 저희가 4개 부서를 권하는 이유입니다. 나머지 두 부서가 있으면 충돌하는 두 부서의 논리가 상대화되고, 문제가 부서 싸움이 아니라 회사 문제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어떤 문제를 가져가야 하나요?

한 부서 힘으로는 못 풀지만 회사 전체를 흔들 정도는 아닌 중간 크기의 문제가 적당합니다. 실제 고객과 실제 매출이 걸려 있어야 참가자가 자기 판단을 걸고 이야기합니다. 가장 최근에 부서 간 조정 실패로 지연된 의사결정 하나를 고르는 것이 좋은 출발점입니다.

대표가 전 과정에 참여해야 하나요?

전 과정에 함께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CEO Showcase의 중간 보고와 실행 승인 시점에는 결정 권한이 있는 분이 반드시 자리에 있어야 합니다. 이 자리가 비어 있으면 6개월의 논의가 결정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참가자들은 시간을 쓸 이유를 잃습니다.

참가자들이 원래 업무 때문에 시간을 못 내면 어떻게 하나요?

여러 부서에서 가장 일 잘하는 사람을 모으면 그 사람들은 원래 업무도 가장 많이 맡고 있습니다. 시작 전에 참여 기간 동안 무엇을 덜어 줄지 정해 두지 않으면 몇 주 만에 출석률이 떨어집니다. 월 1회 금요일 오전이라는 일정 자체는 부담이 크지 않지만, 인터뷰와 분석 같은 세션 사이의 과제까지 감안해 업무 조정을 함께 설계하시기를 권합니다.

프로그램이 끝난 뒤에도 협업이 유지되나요?

6개월을 함께 통과한 8명은 다음 프로젝트에서 같은 방식을 다시 꺼내 씁니다. 저희가 본 사례에서는 참여했던 사람들이 다른 사업팀에 그 방법을 설명하고 이끄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유지의 조건은 그 8명이 회사 안에서 부서를 가로지르는 문제를 계속 맡게 하는 것입니다. 프로그램 뒤에 다시 각자 부서 지표로만 평가하면 경험은 남아도 행동은 돌아갑니다.

딥스탠딩 파트너스 대표 파트너 백영재 박사

백영재 (YoungJay Paik, Ph.D.)

딥스탠딩 파트너스 Managing Partner · Chief Insight Officer

서울대학교 인류학과를 졸업하고 예일대학교에서 문화인류학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맥킨지 앤 컴퍼니 선임 컨설턴트, CJ그룹 전략 담당, 부즈 앤 컴퍼니 이사, 구글 글로벌 디렉터,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코리아 대표이사, 한국필립모리스 대표이사, 넷플릭스 APAC Globalization 총괄을 거친 25년 경력의 경영자입니다. 현재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겸임교수와 한국투자증권 사외이사를 맡고 있습니다.

저서 《경계인: AI 시대, 새로운 인재의 조건》, 《THICK data 씩 데이터: 빅 데이터도 모르는 인간의 숨은 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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