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자 인터뷰 · 2026.08.27

AI 인재 양성 프로그램 후기: 씩데이터 IX 워룸 참가자 인터뷰

데이터가 부족한 회사는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도 재이용과 구독 전환이라는 질문 앞에서 숫자는 답을 내주지 않았습니다. 6개월 뒤 이 팀은 준비하던 할인 쿠폰을 접고 전혀 다른 실행을 내놨습니다.

왜 이 프로그램을 시작했나

처음에 어떤 문제의식으로 시작하셨나요

내부에 데이터가 없다는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사용자 데이터는 굉장히 많은데, 그 데이터만 가지고는 정말 궁금한 것을 해소할 수 없더군요. 특히 고객이 처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이용하거나 구독으로 전환하는 문제가 그랬습니다.

숫자를 보면 가설을 여러 개 세울 수는 있는데, 그 숫자가 거기에 답을 내주지는 않았습니다. 고객을 더 깊이 이해하는 방식이 필요한 타이밍이었습니다.

컨설팅과 무엇이 달랐나

기존에 받아 보신 컨설팅과 비교하면 어떤 점이 달랐습니까

컨설팅은 과정도 어렵지만 결국 결과물을 받는 방식이잖아요. 외부 전문가가 답을 내서 이렇게 하면 된다고 알려 주는 구조입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저희 팀이 직접 문제를 정의하고 고객을 만나고 가설을 검증하는 과정을 코칭받았다는 점이 가장 크게 달랐습니다.

완성된 결과물을 받은 게 아니었습니다.

답을 찾아가는 능력을 우리 조직 안에 만들어 가는 과정이었습니다.

데이터를 보는 순서가 뒤집혔다

데이터를 다루는 방식에서 생각의 전환이 있었다면 무엇인가요

순서가 바뀌었습니다. 예전에는 데이터를 보고 나서 이런 원인이 있을 거라고 추론했습니다. 지금은 고객을 관찰하거나 인터뷰하는 것이 앞단의 기본 프로세스가 됐습니다. 거기서 가설을 만들고, 다시 저희가 가진 데이터로 그 가설이 얼마나 보편적인지 검증하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구체적인 사례를 하나 들어 주시겠습니까

고객 인터뷰를 하다 보니, 고객들은 단순한 가격 할인이나 쿠폰보다 다른 문제를 갖고 있었습니다. 내가 오래 쓰고 많이 썼는데 충분히 인정받고 있다는 느낌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거꾸로 고객의 이용 기간과 빈도와 이용 행태를 다시 들여다보면서 VIP 고객을 정의했습니다. 단순히 할인을 제공하는 대신, 그분들의 목소리에 기반해 그들만의 별도 경험을 설계하는 실행까지 이어졌습니다. 과거 같았으면 그냥 할인해 줬을 텐데 말입니다.

정성 데이터가 정량 데이터를 대신하지는 않습니다.

정량 데이터에 던질 좋은 질문을 만들어 줍니다.

파일럿 이후 고객 반응은 어땠습니까

고객센터를 통해 생각지도 못한 특별한 선물이었다거나 감동적이었다는 메시지를 주신 분들이 있었습니다. 그분들은 리텐션을 봐도 지금까지 꾸준히 잘 써 주고 계십니다. 그래서 일회성으로 끝내지 않고 지속적으로 그분들을 케어할 수 있는 뒷단 시스템을 만들고 있습니다.

오너십이 생긴 지점

팀원들이 인터뷰를 처음 해 보셨을 텐데, 어떻게 넘어섰습니까

가장 도전적인 순간은 오히려 초반이었습니다. 아홉에서 열 명 정도의 팀으로 구성됐는데 각자 맡고 있던 업무도 다르고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도 그동안 일해 온 방식도 다 달랐습니다. 게다가 전문가가 들어오는 거니까 어느 정도 정답이나 방향을 제시해 줄 거라는 기대도 있었을 겁니다.

그 대신 계속 질문을 받았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고객이 실제로 그렇게 얘기했나요. 그게 일부 고객 의견인지 전체 고객에게도 나타나는 현상인지 어떻게 확인할 수 있나요. 이런 질문을 계속 받으면서 저희가 직접 고객을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다섯 달 동안 서른일곱 명의 고객을 인터뷰했습니다. 한 시간이 넘는 대화가 쌓여 700페이지 이상의 고객 피드백이 됐습니다. 인터뷰하는 것도, 내용을 정리하는 것도 처음이라 벅찼습니다. 그런데 점차 고객이 하는 한마디 한마디에서 가설을 만들고 다시 내부 데이터로 검증하는 방식을 팀원들이 익히게 됐습니다.

팀이 직접 오너십을 갖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외부 전문가가 정해 준 과제를 한 것이 아니라 저희가 직접 과제를 도출했다는 점입니다. 구독 요금제 개선, 핵심 헤비 유저의 로열티 강화, 경험 확장까지 저희가 뽑았고, 각 과제마다 아이디어에서 끝나지 않고 파일럿 방식과 성공 지표까지 설계했습니다.

전문가가 이렇게 하라고 했다가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고객을 만나 보니 이런 문제가 있다고 직접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오너십이 생겼습니다.

코치의 가장 큰 역할은 답을 내주는 것이 아니라, 저희가 스스로 답을 낼 수 있을 때까지 좋은 질문을 던져 주고 사고의 프레임을 잡아 준 것이었습니다.

프로그램 이후 조직에 남은 것

팀의 커뮤니케이션은 어떻게 변했습니까

언어가 달라졌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사고방식이 바뀌면서 오는 변화입니다. 예전에는 마케팅 관점에서는 이렇고, 데이터를 보니 저렇다는 식으로 얘기했다면 요즘에는 우리가 풀려고 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이건 사실인지 가설인지, 고객 의견은 들어 봤는지, 어떤 데이터로 검증할 수 있는지를 묻게 됩니다.

리더십 스타일에도 변화가 있었나요

예전에는 데이터를 보고 답을 빨리 찾아 제시하는 리더였다면, 요즘에는 팀이 좋은 질문을 만들고 데이터든 고객 인터뷰든 어떤 방법으로든 스스로 답을 찾도록 구조를 만드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팀원 중에는 회사에 신규 입사자가 오면 그분들을 대상으로 계속 인터뷰를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희 서비스를 처음 써 보는 분들이 은근히 많거든요. 처음 썼을 때의 경험을 인터뷰하면서 자기 업무에 관련된 실마리를 찾더군요. 시키지 않아도 그렇게 합니다.

프로젝트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것도 의미가 있었습니다. 다른 사업팀 프로젝트에서도 이 방식을 다시 적용하고, 기존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방법론을 다른 팀에 설명하고 리드하는 역할을 하게 됐습니다.

AI 시대에 이 경험의 가치

분석 도구는 계속 발전합니다. 이 경험이 어떤 기반이 됐다고 보십니까

저도 요즘 AI를 많이 쓰는데, 쓸수록 이 경험의 가치가 커지는 것 같습니다. 데이터를 분석하고 자료를 정리하고 가설을 확장하는 일은 AI가 너무 잘해 줍니다.

무엇을 문제로 정의할지, 어떤 고객 행동을 유의해서 봐야 하는지.

우리가 어떤 맥락을 놓치고 있는지.

그건 사람이 판단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결국 가장 크게 배운 것은 좋은 답을 만드는 기술보다 좋은 질문을 만들고 그 답을 고객에게서 찾는 과정이었습니다.

커리어에는 어떤 영향이 있었습니까

프로젝트를 할 때는 마케팅 조직을 맡고 있었는데 지금은 다른 조직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마케팅이라는 기능 안에서 문제를 보는 것뿐 아니라 고객과 상품과 운영과 사업모델까지 전체적으로 보면서 문제를 풀게 됐습니다. 특정 기능의 전문가라기보다 사업의 문제를 정의하고 여러 조직을 연결해 해결하는 사람으로 역할을 확장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 대목에서 인터뷰어인 백영재 박사가 이렇게 답했습니다. 경계인이 되셨군요. 한 회사 안에 있으면서도 여러 직무를 넘나들며 더 큰 시각을 갖게 된 사람. 저서 《경계인》이 말하는 인재상이 이 프로젝트에서 실제로 만들어진 순간이었습니다.

어떤 조직에 권하나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고민하는 다른 조직에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저는 일을 이미 잘하는 사람일수록 이 프로그램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일을 잘할수록 자기 경험이나 전문성에 기반해 답을 빨리빨리 찾아내는데, 복잡한 문제일수록 그렇게 찾은 답이 정답이 아닐 수 있거든요.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도 다시 한번 의심해 보고, 고객에게서 답을 찾고, 데이터로 검증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좋을 것 같습니다.

회사가 외부에서 좋은 답을 사 오는 것보다,

우리 회사 안에서 좋은 질문을 만들 사람을 키우는 편이 낫습니다.

장기적으로 훨씬 가치 있는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당장 문제 하나를 급하게 해결해야 하는 조직보다는, 앞으로 계속해서 새로운 문제를 풀어내야 하는 조직에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제 시작하는 팀에게 조언을 한마디 하신다면요

지금까지의 개인적인 경험과 방식을 다 내려놓고, 새로운 시각으로 모든 걸 흡수할 수 있는 열린 마음으로 참여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면 분명 훨씬 큰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겁니다.

참가 기업의 요청에 따라 사명과 개인 정보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인용문은 실제 인터뷰 발언을 읽기 쉽게 다듬은 것이며, 사실관계와 수치는 그대로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이런 점이 궁금하실 수 있습니다

씩데이터 IX 워룸 참가자는 누구인가요?

6개월 프로그램을 진행한 참가 기업의 마케팅 팀장입니다. 국내 유명 모바일 스타트업에서 마케팅 조직을 이끌었고, 현재는 고객 경험과 신사업 영역으로 역할을 넓혔습니다. 기업 요청에 따라 사명과 개인 정보는 밝히지 않습니다.

AI 인재 양성 프로그램에서 실제로 무엇을 했나요?

아홉에서 열 명 규모의 크로스펑셔널 팀을 구성해 재이용률과 구독 전환이라는 실제 과제를 다뤘습니다. 다섯 달 동안 서른일곱 명의 고객을 직접 인터뷰해 700페이지 분량의 기록을 쌓았고, 거기서 나온 가설을 내부 데이터로 검증한 뒤 파일럿 실행까지 진행했습니다.

컨설팅과 가장 크게 달랐던 점은 무엇인가요?

컨설팅은 외부 전문가가 답을 만들어 전달하는 방식이지만, 이 프로그램은 참여 팀이 직접 문제를 정의하고 고객을 만나고 가설을 검증하는 과정을 코칭받는 방식이었다는 점입니다. 참가자는 완성된 결과물을 받은 것이 아니라 답을 찾아가는 능력을 조직 안에 만든 과정이었다고 표현했습니다.

프로그램이 끝난 뒤 조직에 무엇이 남았나요?

회의에서 쓰는 언어가 달라졌고, 참여했던 사람들이 다른 사업팀에서 같은 방법론을 설명하고 이끄는 역할을 맡게 됐습니다. 시키지 않아도 신규 입사자를 인터뷰하며 업무 실마리를 찾는 팀원도 생겼습니다.

어떤 조직에 추천하나요?

참가자는 당장 문제 하나를 급하게 해결해야 하는 조직보다, 앞으로 계속 새로운 문제를 풀어내야 하는 조직에 추천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일을 이미 잘하는 사람일수록 효과가 크다고 덧붙였습니다.

딥스탠딩 파트너스 대표 파트너 백영재 박사

백영재 (YoungJay Paik, Ph.D.)

딥스탠딩 파트너스 Managing Partner · Chief Insight Officer

서울대학교 인류학과를 졸업하고 예일대학교에서 문화인류학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맥킨지 앤 컴퍼니 선임 컨설턴트, CJ그룹 전략 담당, 부즈 앤 컴퍼니 이사, 구글 글로벌 디렉터,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코리아 대표이사, 한국필립모리스 대표이사, 넷플릭스 APAC Globalization 총괄을 거친 25년 경력의 경영자입니다. 현재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겸임교수와 한국투자증권 사외이사를 맡고 있습니다.

저서 《경계인: AI 시대, 새로운 인재의 조건》, 《THICK data 씩 데이터: 빅 데이터도 모르는 인간의 숨은 욕망》

같은 6개월을 우리 회사에서도

부서를 가로지르는 여덟 명이 실제 과제를 풀어냅니다.
프로그램이 끝나면 실행 결과와 그것을 만든 사람이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