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인을 주제로 기업 강연을 진행하는 백영재 박사
Marginal Man

경계인

정답의 시대가 가고 관점의 시대가 옵니다.
AI가 개별 전문성의 값을 빠르게 낮추는 지금,
대체되지 않는 인재는 경계를 넘나들며 질문하는 사람입니다.

정의

경계인(Marginal Man)이란 무엇인가

경계인은 부서와 전문 분야와 사고방식의 경계를 넘나들며, 서로 다른 맥락을 종합해 판단하는 사람입니다.

사회학자 로버트 파크는 1928년 논문에서 두 개의 문화 사이에 서 있는 사람을 경계인이라고 불렀습니다. 어느 한쪽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하기 때문에 양쪽을 모두 낯설게 볼 수 있는 위치입니다. 파크는 이 자리가 불편하지만 동시에 남다른 관찰을 가능하게 한다고 보았습니다.

이 개념을 오늘의 기업 조직에 옮기면 윤곽이 분명해집니다. 인문학과 공학, 내부 데이터와 외부 데이터, 고객이 하는 말과 숫자가 그리는 패턴 사이를 오갈 수 있는 사람입니다. 중요한 것은 모든 분야의 전문가라는 뜻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오히려 자기 전문 영역이 분명하되, 그 바깥의 언어를 알아듣고 번역할 수 있는 사람에 가깝습니다.

백영재 박사는 저서 《경계인: AI 시대, 새로운 인재의 조건》에서 이 인재 유형을 다섯 가지 조건으로 정리했습니다. 다섯 조건의 앞 글자를 모으면 경계라는 뜻의 MARGIN이 됩니다.

왜 지금인가

전문성이 벽이 될 때

전문가의 시대가 틀렸다는 뜻은 아닙니다. 우리에게는 여전히 한 분야를 깊이 아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문제는 전문성이 벽이 될 때입니다. 자기 분야 속에서 고립될 때입니다. 그 벽이 다른 세계를 보지 못하게 가리면 지식은 맥락을 잃고 조각조각 찢어집니다.

AI 시대에는 그 벽이 더욱 위험할 수 있습니다. 지식은 유례없이 빠르게 공유되고 기술은 순식간에 복제됩니다. 한 분야 안에서만 쌓은 지식은 더 이상 미래를 보장해 주지 않습니다. 이 시대에 더 중요해진 것은 따로 있습니다. 내가 무엇을 알고 싶은지, 왜 알고 싶은지, 내 경험들을 어떻게 연결할지 묻는 힘입니다.

전문성의 벽 안에 스스로를 가둘 것인가, 아니면 그 벽 너머의 세계와 연결될 것인가.

백영재, 《경계인》 1장 「정답을 잘 맞히던 사람이 길을 잃는다」 중에서

AI를 많이 쓸수록 이 경험의 가치가 커집니다.

분석하고 자료를 정리하고 가설을 확장하는 일은 AI가 아주 잘해 줍니다.

그런데 무엇을 문제로 정의할지는 사람이 판단해야 하는 영역이더라고요.

워룸 참가자 · 기획 팀장
MARGIN 프레임워크

AI 시대 경계인의 다섯 가지 힘

백영재 박사가 정립한 경계인의 조건입니다. 각 항목마다 실제로 그 경계를 넘어 본 사람이 있습니다.

M · Metacognition 메타인지

모른다고 말할 때 길이 열린다

모른다고 말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적습니다. 모르는 것이 없어서가 아니라, 모른다고 말하는 순간 평가가 깎인다고 배웠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모른다고 인정하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도움을 요청하게 됩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대체로 도와줍니다. 그 자리에서 연결이 생깁니다. 혼자 전부 감당하는 대신 주고받는 관계가 만들어지고, 그 과정에서 혼자서는 도달하지 못했을 결과가 나옵니다. 메타인지는 자신을 작게 보는 태도가 아니라, 자기 한계를 정확히 긋고 그 선 너머와 연결되게 하는 나침반입니다.

허명행 · 영화감독
그는 현장이 자신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빨리 파악했습니다. 후배들에게도 모르니 좀 알려달라며 먼저 고개를 숙였습니다. 자존심 대신 실리를 택한 유연함이 그를 스턴트맨에서 감독의 자리로 끌어올렸습니다.

A · Adaptability 적응력

다시 초보자가 되어야 살아남는다

쌓아 올린 전문성을 내려놓고 낯선 영역에서 초보자로 시작할 수 있는 힘입니다. 흔히 탈학습을 머릿속을 비우는 삭제 정도로 여기지만, 실제로는 기존의 성공방정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인정하고 그 구조를 해체하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새로운 지식을 배우는 것보다 익숙해진 습관과 사고를 버리는 편이 훨씬 많은 에너지를 씁니다. 뇌에 깊게 파인 생각의 골을 메우고 새 길을 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허문호 · YBM 대표
리먼 사태로 다니던 회사가 무너지자 교육이라는 완전히 다른 세계로 뛰어들었습니다. 카메라 한 대로 혼자 만든 수학 영상 5,000개가 그를 교육기업 대표로 이끌었습니다.

R · Risk-Taking 리스크 테이킹

AI 시대에는 안전한 길이 가장 위험한 길이 된다

검증된 방식만 반복하는 선택은 안전해 보이지만, 그 방식이야말로 기계가 가장 먼저 대신하는 영역입니다. 절차가 명확할수록 자동화가 쉽기 때문입니다. 경계인은 무모한 사람이 아니라 리스크를 수치로 따져 보는 사람에 가깝습니다. 최악을 계산해 보고 감당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움직입니다.

변준원 · 설로인 대표
창업을 앞두고 그는 최악을 계산했습니다. 실패하면 지하 10층인 줄 알았는데 막상 따져 보니 지하 2~3층 정도였습니다. 충분히 지불할 수 있는 수업료라는 판단이 서자, 안정적인 대기업을 나와 창업했습니다.

GI · Generative Innovation 생성적 혁신

낯선 연결이 새로운 지도를 만든다

기존 자원을 다르게 조합해 지금까지 없던 설명과 해법을 만들어 내는 힘입니다. 어디에도 온전히 뿌리내리지 못한 경험은 사람을 자연스럽게 관찰자의 자리에 세웁니다. 내부자들이 당연하게 여기는 것에 왜 꼭 이 방식이어야 하는지 물으며 익숙한 풍경을 낯설게 보는 위치입니다. 그 자리에서 한 세계의 언어와 감각을 다른 판에 이식하는 일이 시작됩니다. 아이디어의 개수가 아니라 연결의 거리가 이 힘의 척도입니다.

치즈 장인 · 전 생명과학 연구자
실험실에서 단백질과 미생물을 다루던 과학자가 세계적인 치즈 장인이 됐습니다. 손끝의 감각에 기대는 대신 맛과 질감을 과학의 언어로 재구성했기에 자신만의 레시피를 설계할 수 있었습니다.

N · Novelty-seeking 호기심

새로운 질문이 낡은 답을 이긴다

자기 분야 바깥을 계속 들여다보는 성향입니다. 마케터가 물류 리포트를 읽고 개발자가 고객 인터뷰 녹취를 읽는 행동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AI가 답을 만드는 속도를 사람이 따라잡을 수 없는 시대에 남는 경쟁력은 무엇을 물을지 정하는 쪽이고, 질문의 재료는 대개 자기 영역 바깥에서 옵니다.

노성산 · 컬츠업 대표
0점에서 85점까지 오르는 구간이 가장 짜릿하다고 그는 말합니다. 한 분야의 고수가 되기보다 새로운 85점을 찾아 떠나기를 택했습니다. 그렇게 여러 분야의 85점이 쌓이자 남들은 보지 못하는 연결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정답의 시대가 가고 관점의 시대가 옵니다.

같은 데이터를 보고 다른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조직의 다음을 만듭니다.

책에서

《경계인》이 말하는 경계의 자리

어디에도 온전히 뿌리내리지 못한 경험은 사람을 자연스럽게 관찰자의 자리에 세웁니다. 내부자들이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에 왜 꼭 이 방식이어야 하는지 물으며 익숙한 풍경을 낯선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위치입니다. 어느 한곳에 완전히 속했더라면 다른 세계의 언어를 굳이 배울 이유도 없었을 것입니다. 적어도 이들에게는 어느 한 정체성에 안주하지 못했던 경험이 오히려 다양한 세계를 잇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경계를 자주 넘나드는 사람일수록 오히려 자기 자신에 대한 감각이 더 단단해진다는 점입니다. 낯선 환경에서 끊임없이 적응하고 질문하다 보면 결국 자신이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인지 드러납니다. 지나온 경험들이 서로 연결되기 시작하고, 그 연결 속에서 자기만의 기준과 관점이 만들어집니다.

이것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학습하고 최적의 답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여전히 현장의 맥락 속으로 직접 걸어 들어갑니다. 불편함과 이질감을 견디고, 서로 다른 세계를 오가며, 아직 이름 붙지 않은 연결을 발견합니다. 인간의 통찰은 바로 그 경계에서 만들어집니다.

백영재, 《경계인: AI 시대, 새로운 인재의 조건》 6장·10장 중에서

《경계인》 구입처

진단

조직 안에서 경계인을 알아보는 신호

경계인은 이력서에서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전형적인 경로를 밟지 않았다는 이유로 걸러지기도 합니다.

01

부서를 옮겨 다닌 이력이 있습니다

한 곳에 오래 머물지 못한 사람으로 읽히기도 하지만, 여러 부서의 언어를 익힌 사람일 수 있습니다. 회의에서 다른 부서 사정을 대신 설명해 주는 사람도 여기에 해당합니다.

02

질문의 층위가 다릅니다

실행 방법을 묻기 전에 왜 이 일을 하는지, 고객이 실제로 무엇을 불편해하는지를 먼저 묻습니다. 때로는 회의 진행을 더디게 만드는 질문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03

자기 분야 바깥의 자료를 읽습니다

마케터가 물류 리포트를 보고 있거나 개발자가 고객 인터뷰 녹취를 읽고 있다면 눈여겨볼 만합니다. 호기심이 업무 습관으로 굳은 사람입니다.

04

모른다고 말할 줄 압니다

경력이 쌓일수록 어려워지는 태도입니다. 모른다고 인정하는 사람은 도움을 요청하게 되고, 그 요청이 조직 안에 연결을 만듭니다.

육성

경계인은 뽑는 것보다 키우는 편이 확실합니다

경계인을 외부에서 채용하려는 시도는 자주 어려움을 겪습니다. 이런 역량은 특정 회사의 맥락과 결합될 때 발휘되는 부분이 크기 때문입니다. 우리 회사의 제품과 고객과 내부 사정을 모르는 상태에서는 경계를 넘나들 대상 자체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미 회사 안에 있는 사람 중 앞의 신호를 보이는 구성원에게 경계를 넘어 볼 기회를 주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다른 부서 사람들과 한 팀으로 실제 문제를 풀게 하고, 자기 전문 영역 바깥의 데이터를 다루게 하는 경험이 그 기회입니다.

다만 사람만 갖추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경계를 넘는 시도가 월권으로 읽히는 문화에서는 이런 사람이 가장 먼저 지칩니다. 인재와 환경 중 하나만으로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 여러 사례에서 반복해서 확인됩니다. 씩데이터 IX 워룸이 인재 육성과 사일로 해체를 같은 프로그램 안에서 함께 다루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마케팅이라는 기능 안에서만 문제를 보다가, 고객과 상품과 운영과 사업모델까지 함께 보게 됐습니다.

특정 기능의 전문가라기보다 사업의 문제를 정의하고 여러 조직을 연결해 해결하는 사람으로 역할이 넓어졌습니다.

워룸 참가자 · 마케팅 팀장
자주 묻는 질문

경계인에 관해 자주 묻는 질문

경계인(Marginal Man)이란 무슨 뜻인가요?

사회학자 로버트 파크가 1928년에 쓴 개념으로, 두 개의 문화 사이에 서서 어느 한쪽에도 완전히 속하지 않는 사람을 뜻합니다. 백영재 박사는 이 개념을 기업 조직에 옮겨, 부서와 전문 분야와 사고방식의 경계를 넘나들며 맥락을 종합해 판단하는 사람을 경계인이라고 부릅니다. AI가 개별 전문 영역의 값을 빠르게 낮추는 시대에 대체하기 어려운 인재 유형입니다.

경계인은 제너럴리스트와 어떻게 다른가요?

제너럴리스트가 여러 분야를 두루 아는 사람이라면, 경계인은 자기 전문 영역이 분명하면서 그 바깥의 언어를 알아듣고 번역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깊이 없이 넓기만 하면 판단의 근거를 갖기 어렵습니다. 경계인의 핵심은 넓이가 아니라 서로 다른 영역을 연결해 새로운 설명을 만들어 내는 능력입니다.

MARGIN 프레임워크는 무엇인가요?

백영재 박사가 경계인의 조건을 다섯 가지로 정리한 프레임워크입니다. Metacognition(메타인지), Adaptability(적응력), Risk-Taking(리스크 테이킹), Generative Innovation(생성적 혁신), Novelty-seeking(호기심)의 앞 글자를 딴 이름으로, 채용과 배치, 육성 프로그램 설계의 기준으로 쓸 수 있습니다.

경계인은 뽑는 것이 나은가요, 키우는 것이 나은가요?

키우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경계인의 역량은 특정 회사의 제품과 고객과 내부 맥락에 결합될 때 발휘되기 때문에, 그 맥락을 모르는 외부 인재는 경계를 넘나들 대상 자체가 없습니다. 이미 조직 안에 있는 사람에게 다른 부서와 함께 실제 문제를 풀 기회를 주는 방식이 더 확실합니다.

경계인 육성은 얼마나 걸리나요?

몇 번의 강의로 만들어지지는 않습니다. 실제 문제를 놓고 판단을 반복해 볼 자리가 여러 달에 걸쳐 필요합니다. 씩데이터 IX 워룸은 6개월 동안 일곱 단계를 거치며 이 과정을 설계했습니다.

경계인 책은 어디서 살 수 있나요?

《경계인: AI 시대, 새로운 인재의 조건》은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에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이 페이지 하단과 저서 페이지에 구입처 링크를 두었습니다.

회사 안에 경계인을 심는
6개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부서를 가로지르는 8명이 우리 회사의 실제 과제를 직접 풉니다.
답을 사 오는 대신, 답을 찾아낼 사람이 조직에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