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육성 · 2026.08.28

임원 교육 프로그램, 강의로 끝나지 않으려면

임원 교육 프로그램은 대체로 잘 준비됩니다. 강사도 좋고 자료도 충실합니다. 그런데 반년 뒤에 확인해 보면 회의 방식은 그대로인 경우가 많습니다.

임원 교육 프로그램이 형식으로 끝나는 이유

첫 번째 이유는 일정입니다. 임원의 시간은 조직에서 가장 비싼 자원이고 가장 먼저 밀립니다. 두 시간짜리 일정은 급한 일이 생기면 바로 취소되고, 취소가 두어 번 반복되면 프로그램 자체가 형식이 됩니다.

두 번째 이유는 내용의 성격입니다. 임원 대상 강의는 대체로 관점을 넓히는 데 초점을 둡니다. 좋은 자극이 되지만, 자극은 그 자리를 벗어나면 빠르게 옅어집니다. 다음 주 월요일에 무엇을 다르게 할지가 정해지지 않으면 행동은 바뀌지 않습니다.

세 번째 이유는 계층 분리입니다. 임원만 따로 모아 진행하면 논의는 매끄럽지만 실행의 제약이 테이블에 올라오지 않습니다. 결정은 위에서 하고 실행은 아래에서 하는 구조가 교육에서도 그대로 재현됩니다.

강의형과 과제형은 남기는 것이 다릅니다

임원 교육 프로그램은 크게 세 가지 형태로 나뉩니다. 외부 명사를 초청하는 특강형, 사례와 이론을 다루는 강의형, 그리고 실제 과제를 놓고 진행하는 과제형입니다.

비교 기준특강형강의형과제형
목적관점 환기공통 언어 형성실제 문제 해결
기간1~2시간1~3일4~6개월
임원의 역할청중수강생과제 주인
남는 것기억에 남는 문장개념과 프레임실행 결과와 달라진 판단 방식
적합한 상황변화의 필요를 알릴 때용어를 맞춰야 할 때풀리지 않는 과제가 있을 때

세 가지 중 무엇이 우월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기대를 섞으면 실망합니다. 특강을 듣고 조직이 달라지기를 바라거나, 여섯 달짜리 과제형을 하면서 강의만큼 편하기를 바라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리더십 교육 프로그램과 무엇이 다른가

두 용어는 실무에서 섞여 쓰이지만 초점이 다릅니다. 리더십 교육 프로그램은 직급에 맞는 역량과 행동 원칙을 다룹니다. 피드백하는 법, 위임하는 법, 갈등을 조정하는 법 같은 것들입니다. 임원 교육 프로그램은 그보다 경영 판단과 사업 전체를 보는 시야에 가깝습니다.

공통점도 있습니다. 둘 다 강의로만 진행하면 남는 것이 적다는 점입니다. 위임하는 법을 배운 것과 실제로 위임해 본 것은 다른 일이고, 사업 전체를 보는 관점을 들은 것과 다른 부서 제약을 안고 결정을 내려 본 것도 다른 일입니다.

계층별 교육 체계를 이미 갖춘 조직이라면, 그 위에 과제 하나를 얹는 방식으로 시작해 보실 수 있습니다. 교육 체계를 새로 짜지 않아도 됩니다.

임원이 실제로 시간을 내게 하는 조건

참석률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설계의 문제입니다. 시간을 내게 만드는 조건은 대체로 세 가지입니다.

첫째, 다루는 과제가 본인의 성과와 연결되어 있어야 합니다. 교육 일정이 아니라 자기 과제를 진행하는 자리가 되면 우선순위가 달라집니다. 둘째, 결과가 실제 의사결정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최종 발표가 보고로 끝나지 않고 그 자리에서 실행 여부가 정해지면 준비의 밀도가 달라집니다. 셋째, 일정이 미리 확정되어야 합니다. 월 1회처럼 예측 가능한 주기가 즉흥적인 일정보다 훨씬 잘 지켜집니다.

일을 이미 잘하는 사람일수록 이 프로그램이 더 좋습니다.

잘할수록 자기 경험에 기대어 답을 빨리 찾아내거든요.

복잡한 문제에서는 그 답이 정답이 아닐 수 있습니다.

워룸 참가자 · 마케팅 팀장

실무 리더와 같은 팀에 앉히기

앞에서 말한 계층 분리 문제를 푸는 방법은 단순합니다. 나누지 않는 것입니다. 결정 권한이 있는 분과 실무 리더가 같은 과제를 함께 다루면 두 가지가 동시에 해결됩니다. 실행의 제약이 논의에 들어오고, 결정이 즉시 이뤄집니다.

부담이 있는 방식입니다. 임원 앞에서 실무진이 말을 아끼는 문화라면 초반에 시간이 걸립니다. 그런데 그 어색함을 통과하는 것 자체가 조직에 남는 변화이기도 합니다. 핵심인재 선발을 직급이 아니라 부서를 가로질러 판단할 수 있는가로 잡으면 팀 구성이 한결 쉬워집니다.

이 방식을 어떻게 설계하는지는 액션러닝 글에서, 6개월 구성의 실제 사례는 참가자 인터뷰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효과를 확인하는 방법

만족도 조사는 강의의 품질을 알려 주지만 조직의 변화를 알려 주지는 않습니다. 대신 두 가지를 보시기 바랍니다.

하나는 회의에서 오가는 질문입니다. 각자 결론을 들고 오던 자리에서 우리가 풀려는 문제가 무엇인지, 이건 사실인지 가설인지를 먼저 확인하는 대화가 시작되면 변화가 일어난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다뤘던 과제가 실제 실행까지 갔는지입니다. 제안서로 끝났다면 다음 회차부터는 아무도 진지하게 준비하지 않습니다.

2026년 HRD 조사에서도 조직환경 변화를 반영한 리더십 개발이 주요 과제로 꼽혔지만, 동시에 기존 교육 방식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응답이 함께 나왔습니다. 무엇을 가르칠지보다 어떤 형태로 진행할지가 결과를 가른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자주 묻는 질문

이런 점이 궁금하실 수 있습니다

임원 교육 프로그램은 얼마나 자주 하는 것이 좋나요?

횟수보다 한 번의 밀도가 중요합니다. 분기마다 두 시간짜리 특강을 반복하는 것보다, 실제 과제 하나를 여러 달에 걸쳐 다루는 편이 행동 변화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임원의 시간은 가장 비싼 자원이므로 일정 자체를 성과와 연결해야 참석률이 유지됩니다.

임원 교육 프로그램과 리더십 교육 프로그램은 다른가요?

실무에서는 섞어 쓰지만 초점이 다릅니다. 리더십 교육 프로그램은 직급에 맞는 역량과 행동 원칙을 다루고, 임원 교육 프로그램은 경영 판단과 사업 전체를 보는 시야에 가깝습니다. 다만 둘 다 강의로만 진행하면 남는 것이 적다는 점은 같습니다.

임원만 따로 모아서 하는 것이 좋나요?

계층을 나누면 진행은 편하지만 결정과 실행이 분리됩니다. 임원이 방향을 정하고 실무진이 실행하는 구조에서는 실행 단계의 제약이 논의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결정 권한이 있는 분과 실무 리더가 같은 과제를 함께 다루는 구성이 더 잘 작동합니다.

외부 강사 특강도 의미가 있나요?

있습니다. 다만 역할이 다릅니다. 특강은 관점을 흔들고 논의를 시작하게 만드는 데 효과적이고, 조직에 무엇을 남기려면 그 뒤에 과제와 기간이 붙어야 합니다. 자극과 육성을 같은 것으로 기대하면 실망하게 됩니다.

교육 효과를 어떻게 측정하나요?

만족도 점수보다 회의에서 오가는 질문이 달라졌는지를 보시기 바랍니다. 결론부터 말하던 자리에서 우리가 풀려는 문제가 무엇인지 먼저 확인하는 대화가 시작되면 변화가 일어난 것입니다. 그리고 다뤘던 과제가 실제로 실행 단계까지 갔는지가 가장 확실한 지표입니다.

딥스탠딩 파트너스 대표 파트너 백영재 박사

백영재 (YoungJay Paik, Ph.D.)

딥스탠딩 파트너스 Managing Partner · Chief Insight Officer

서울대학교 인류학과를 졸업하고 예일대학교에서 문화인류학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맥킨지 앤 컴퍼니 선임 컨설턴트, CJ그룹 전략 담당, 부즈 앤 컴퍼니 이사, 구글 글로벌 디렉터,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코리아 대표이사, 한국필립모리스 대표이사, 넷플릭스 APAC Globalization 총괄을 거친 25년 경력의 경영자입니다. 현재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겸임교수와 한국투자증권 사외이사를 맡고 있습니다.

저서 《경계인: AI 시대, 새로운 인재의 조건》, 《THICK data 씩 데이터: 빅 데이터도 모르는 인간의 숨은 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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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가 아니라 실행 결과가 남습니다.